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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와의 대화 - 신각수 前 외교통상부 1/2차관

  • 날짜2015-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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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관계, 정치 불화로 경제·문화 침체 이어져"

 

유엔대표부 참사관, 외교부 조약국 국장, 주일본·주이스라엘 대사, 외교통상부 1·2차관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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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본의 아베정권 들어서 한일관계가 악화일로입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동북아 정세 속에 한일관계 악화는 우려스러운데, 어떻게 보십니까?

현재 한일관계는 매우 좋지 않다. 한국과 일본은 서로 상대방에 잘못이 있다고 보고 대립 중이다. 국제사회 여론도 과거에는 일본의 잘못으로 인식됐으나, 2013년 하반기 들어서 한국의 경직된 자세도 문제가 있다는 방향으로 옮겨갔다. 정치적인 분야가 나빠지면서 경제, 문화 분야까지 침체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동북아 정책이 변화했고, 한국의 성장을 위해서는 동북아의 안정이 담보돼야 함에도 한일관계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 우려스럽다.

2. 과거사문제 해법 등 한일관계가 악화되는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한국과 일본은 서로 잘못이 있다고 대립하는 중이다. 최근 한국에선 아베 총리의 역사관을 문제 삼으면서 적대시하고 있고, 일본도 한국이 중국과의 관계를 중시하면서 무시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과거사문제 역시 한국은 일본의 사과 등이 부족하다는 입장인 반면, 일본은 ‘할 만큼 했다’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한국은 일본이 독일처럼 좀 더 성의를 보이면 된다는 입장이지만, 일본은 이미 끝난 사안을 왜 거론하느냐는 입장을 보이는 것 같다.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양국의 신뢰도 하락하는 추세다.

3. 한일 양국의 대내외 정책 차이로 인해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근본적으로 역사 인식의 차이에서 기인하다. 여기에 한국은 교육을 통해 일본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이 증가하고 있고, 경제적 차이가 줄어들며 일본이 한국을 경쟁자로 보면서 인식차가 커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일본은 20여 년간 경제침체를 겪다보니 정치, 군사적으로 강해지고 싶어 한다. 또한 일본 대 중국의 대결구도 역시 한일관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동북아 세력경쟁에서 중국의 부상으로 일본 내에서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심리가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영향으로 한일 모두 손해를 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4. 일본 아베정권의 역사인식에 따른 반감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베 내각은 아베노믹스와 민주당의 실정에 따른 반사이익이 결합돼 탄생했다. 한국 내에서 일본 내 우익성향을 지나치게 군국주의로 보는 경향이 있다. 이는 너무 우려하는 것이다. 다만, 주의할 것은 일본의 우익성향이 전체주의로 흐르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5. 한일관계의 악화는 양국의 미래를 위해서도 좋지 않아 보인다.

한일 양국 모두 시장의 중요성으로 볼 때 경제적인 측면에서 좋지 않다. 안보적 측면에서도 전쟁이 발발할 경우 미군의 전시 물자 공수 등을 위해서는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 외교적인 측면에서도 커져가는 중국의 영향력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한일관계를 존중할 필요가 있다.

6, 한일관계의 해법이 있다면?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 당장 정상회담 등은 어렵겠지만, 공식·비공식 채널을 동원해 대화에 나서야 한다. 특히 양국 국민들의 마음을 가깝게 해줄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양국의 취약점인 전력문제나 에너지 수입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등의 채널을 구축하는 방안도 있다.

더불어 동북아 지역협력을 가속화할 필요가 있다. 일본과 중국, 미국과 중국이 서로 견제·대립하는 속에서 한일 양국이 중국을 끌어안는 규범과 제도를 만들어 한국의 외교력을 높이고, 전략적 힘도 비축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한류(韓流) 등 적극적인 문화적 접근으로 과거사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