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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책선 100km… 통일 꿈꾸며 걸어요”

  • 날짜2015-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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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후원 ‘동부전선 통일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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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m만 더 가면 남과 북을 가른 ‘군사분계선’. 날씨가 맑을 땐 금강산 비로봉이 보이는 곳, 강원 양구군 을지전망대. 6·25전쟁 때 남북이 피의 전투를 벌인 펀치볼에 사단법인 물망초합창단 30명의 맑은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모두 탈북민 여성이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꿈에도 소원은 통일/이 나라 살리는 통일/통일이여 오라.”

하얀 블라우스와 검은색 바지를 맞춰 입은 합창단 앞에서 카키색 조끼와 남색 모자를 단복으로 삼은 ‘대학생 동부전선 비무장지대(DMZ) 통일 발걸음’ 행사 참가자 80여 명이 노래를 함께 불렀다.

사단법인 물망초(이사장 박선영 전 국회의원)와 6·25공원국민운동본부(이사장 한상대 전 검찰총장)가 공동 주최하고 동아일보가 후원한 이 행사에서는 탈북 대학생, 남한 대학생, 해외 유학생, 한국 체류 외국인이 하나가 됐다. 이들은 21일 동부전선 최북단을 따라 함께 걷는 100km 여정을 시작했다.

이에 앞서 ‘고향의 봄’ 합창 때 탈북민 이하연(25·가명·서강대 4학년) 씨는 북한에 계시는 아버지가 한없이 그리워졌다. 하지만 이내 ‘이번에 남북 대학생이 어우러져 우정을 나누는 기회를 만들자’고 마음먹었다.

탈북민 조윤선(가명·22·서강대 2학년) 씨는 “남북 사람들이 이번처럼 함께 걸으며 밥 먹고 즐거움을 나누는 것, 이것이 작은 통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한 대학생 조건휘 씨(21·백석대 2학년)와 함께 펀치볼 지구 전투 전적비의 낡은 태극기를 새 태극기로 교체했다. ‘남남북녀’ 대학생이 힘을 합쳐 태극기를 게양한 것. 참가자들은 이날 해안면 펀치볼로를 따라 걸으며 주민들에게 태극기를 나눠 줬다.

지난해 ‘서부전선 걷기’에 이어 올해도 참가한 장세민 씨(23·런던대 3학년)는 “남북이 함께하며 보이지 않는 마음의 격차를 줄이는 게 통일을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참가자들은 “함께 걸으며 이야기하니 누가 남한 출신인지, 북한 출신인지 구분이 안 간다. 다들 친구”라고 입을 모았다. 탈북민 최초로 출가한 도현 스님(32)도 함께 걸었다.


남북 대학생들은 이날 행사를 계기로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 이들은 정전협정 기념일인 27일 강원 고성군 통일전망대에서 대장정을 마친다.

양구=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