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추념공원]을 만들기 위해 각계각층의 지도자급 인사들이 뭉친다.
[6·25 추념공원 건립 국민운동본부] 창립총회가 27일 오전 10시, 서울 프레스센터(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열리는 것.
명예위윈장을 맡은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발족 배경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대한민국이 고통과 시련을 극복한 역사를 후세들이 쉽게 알고 자긍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
준비위원으로 활약해 온 김석우 전 통일원 차관은
"참전용사들과 가족들이 한국을 방문해도 찾아갈 곳이 없다. 6·25전쟁의 현장인 격전지에 기억의 상징물을 조성해야 한다"고 필요성을 강조했다.
추진위원장으로 추대된 박선영 동국대 교수(사단법인 물망초 이사장)는
"서울시내에 빠리공원과 앙카라공원은 있어도 6ㆍ25공원은 없는 것이 오늘날 우리의 현실"이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자유민주주의는 피를 흘리고 쟁취한 것이라는 인식이 없다. 후대가 나라와 행복을 위하여 바쳐진 희생을 잊고 있다."
자유는 공짜도, 영원한 것도 아니므로 [6·25전쟁영웅]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현재 6·25 추념공원의 후보지로는 다음 두 곳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1) [귀신 잡는 해병]과 [펀치 볼]로 국내외에 잘 알려진 강원도 양구군의 해안면.
2) 6·25 전쟁 발발 이후 첫 국군의 승전지(인민군 대패)였던 강원도 춘천.
국민운동본부는 내달 9월 중에 후보지 선정을 위한 세미나를 연다.
또 국내 지방조직과 해외조직을 정비한 뒤, 국내외의 각계 전문가들로부터 의견수렴을 거쳐 체계적인 건립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6ㆍ25 추념공원은 단지 6ㆍ25를 전쟁으로만 기억하는 장소가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특히 청소년들에게는 안보교육기관이자 역사교육관을 넘어 [올바른 평화 인식], [국가관], [정의관]을 갖게 하는 복합기념물로 건립될 것이다.
공원에 둘레길도 조성해서 관광과 레저-힐링 등 내외국인이 모두 함께 와서 지낼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체험패키지 코스로 발전시킬 것이다."
- 박선영 <6·25 추념공원 건립 국민운동본부> 추진위원장
아울러 박선영 추진위원장은 "박근혜 정부의 비무장지대(DMZ) 세계평화공원 조성에도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운동본부에는 국내는 물론 미국-일본-캐나다 등 많은 재외동포들도 참여한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 김황식 전 총리, 권영해 전 안기부장, 송정숙 전 보건사회부 장관, 한상대 전 검찰총장, 유재천 전 상지대 총장, 김인식 전 해병대사령관, 김석우 전 통일원 차관, 영국 데이비드 알톤 상원의원 등 500여명이다.
停戰 60년과 6·25 추념공원 필요성
박선영/동국대 교수·헌법학
7월 27일은 6·25 정전(停戰)협정 조인 60주년이었다.
북한은 이날 [조국해방전쟁승리 60돌]을 맞는 [전승절(戰勝節)]이라고 선전하면서 요란한 [기념 축전(祝典)]을 보냈다.
국군과 유엔 연합군에 무릎 꿇고 정전협정에 서명한 이날을 북한이 [전승절]이라고 거짓 선전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우선, 김정은 정권이 핵·경제 병진노선을 내세우면서도 계속되는 식량난과 외교적 고립을 호도하고 주민 결집을 통한 체제 안정화를 도모하려는 대내외 쇼 성격이 짙다.
또 하나, 간과해선 안될 핵심적인 노림수가 있다.
정전협정일을 전승절이라고 선전함으로써 1950년 6월 25일의 [남침(南侵)] 사실을 숨기려는 것이다.
적반하장(賊反荷杖)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잘 알려진 것처럼 3년1개월2일 동안 계속된 이 전쟁으로 국군 13만7889명이 전사하고, 3만2838명이 실종 또는 포로가 됐으며, 45만742명이 부상을 입었다.
그뿐만 아니라 유엔의 깃발 아래 참전한 세계 16개국 연합군 가운데 4만670명이 전사하고 9931명이 실종 또는 포로로 납북됐으며 10만4280명이 크게 다쳤다.
[6·25전쟁 60주년 사업위원회]의 자료다.
전쟁 중 학살당하거나 숨진 민간인은 이보다 훨씬 더 많다. 37만여 명이 사망하고 23만여 명이 부상했으며, 8만5000여 명이 납북되고 30여만 명이 행방불명됐다. 전쟁고아만 10만 명이 넘는다.
물적 피해도 어마어마했다. 61만여 채의 민간 가옥이 파괴되는 등 당시 화폐 기준으로 23억 달러의 피해가 발생했다. 국가적으로는 기간산업시설과 공공시설마저 송두리째 파괴돼 320억 달러에 이르는 재산 피해가 났다. 이러한 사실을 이제는 자라는 세대들에게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
6·25가 이 같은 인적·물적 피해 속에서도 북한 공산군의 침략에 맞서 자유 대한민국을 굳건히 지켜낸 대한 국민과 유엔 연합군이 승리한 전쟁임을.
그것이 남침 공산군으로부터 조국을 사수(死守)한 호국영령들과 자유 수호를 위해유엔의 깃발 아래 기꺼이 참전했던 해외의 용사들에게 보답하는 길이다.
유엔사적(史的)으로도 6·25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등의 선례를 남긴 중요한 전쟁으로 기록된다.
그럼에도 6·25에 대한 우리의 기억은 점점 흐릿해지고 있다. 전쟁 발발 연도도 모르는 국민이 늘고 있다는 최근의 언론 보도는 그 단적인 예다. 기성세대는 물론 청소년층의 망각은 여간 심각한 일이 아니다.
망전필위(忘戰必危), 전쟁을 잊으면 반드시 또다시 위험(전쟁)에 처한다는 건 역사의 교훈이다.
하지만 제대로 된 6·25 전적지조차 없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제대로 된 [6·25 추념(追念)공원](가칭)을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해마다 한국을 찾는 해외 참전용사들에게 민망하지 않은가.
전쟁기념관이 있지만 이는 대한민국 역사상의 [전란(戰亂)들을 기념]하는 곳이지,6·25를 추념하는 곳은 아니다.
서울시내에도 파리공원이나 앙카라공원은 있어도 [6·25추념공원]은 없다.
6·25추념공원이 필요한 이유는 분명하다.
단지 그날의 상흔만 상기(想起)하는 장소가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에게 안보교육관이자 역사교육관을 넘어 [올바른 평화 인식]과 [정의관(正義觀)]을 갖게 하는 복합 기념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장소는 굳이 서울이 아니어도 괜찮다. 6·25 당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고 휴전선과 인접하며 북한의 남침용 땅굴 등이 있는 강원도 일대라면 더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더불어 전시(戰時) 납북자관과 6·25 문학관 및 미술관과 음악관, 영화관, 박물관 들을 갖춘다면 관광 자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의 7·27 [전승절] 정치 쇼를 보면서, 평화를 원하거든 결코 전쟁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각오를새로이해야 하겠다.
(문화일보 7월 25일 칼럼전재)
http://www.newdaily.co.kr/news/article.html?no=168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