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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침으로 6·25 시작’ 삭제… 전쟁·분단의 北책임 명확히 안밝혀

‘남침으로 6·25 시작’ 삭제… 전쟁·분단의 北책임 명확히 안밝혀


 

[새 역사 교육과정 5가지 문제점 보니]


① ‘남침으로 6·25 시작’ 삭제… 北책임 명확히 안밝혀


②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삭제… 尹정부의 핵심 키워드 사라져


③ ‘대한민국 정부수립’ 표현 유지… 건국이 아닌 정부수립으로 격하


④ ‘8·15 광복’에서 지워진 ‘8·15’… 건국절 논란 의식해 삭제 해석도


⑤ ‘신자유주의 문제’새로 넣어… 산업화 과정 부정적 이미지 부각



◇ (조선일보│유석재 기자)


https://www.chosun.com/culture-life/relion-academia/2022/08/31/PBS7C57OQBDIDM6G63OMADBBCI/


 

30일 교육부가 공개한 ‘2022 개정 교육과정 시안(試案) 고등학교 한국사’는 현대사 부분에서 박근혜 정부 때 마련된 2015 개정 교육과정은 물론, 4년 전 문재인 정부 때 나온 2018년의 교육과정보다 오히려 더 좌경화(左傾化)됐다는 논란을 부를 만한 내용이 들어 있다.



 

① ‘6·25 남침’ 이 사라졌다


2015년 교육과정은 ‘북한군의 남침’을 명시했다. ‘학습 요소’의 소주제 ‘대한민국 수립과 6·25 전쟁’ 항목에서다. 남침(南侵)은 ‘북쪽에서 남쪽을 침범함’이란 뜻이다. 2018년 교육과정에선 교육과정과 교과서 집필기준에서 모두 ‘남침’이란 말이 빠졌다가 비판을 받자 집필기준의 상위 개념인 교육과정에 ‘남침으로 시작된 6·25 전쟁’이라는 문구를 추가했다.

 

하지만 이번 2022 교육과정 시안에서는 아예 ‘남침’이란 표현이 사라졌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교육과정에 적시한 ‘남침’이 윤석열 정부의 교육과정에서 실종된 것이다.  또 성취기준 해설에 ‘냉전 체제가 정치 세력의 갈등과 재편에 미친 영향을 파악하고, 대한민국 정부 수립 과정을 탐색한다’ ‘6·25 전쟁과 분단의 고착화 과정을 국내외의 정세 변화와 연관 지어 이해한다’ 등의 표현으로 분단과 전쟁의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 모호하게 서술했다.

 

김영호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명확하게 가르쳐야 할 6·25 남침의 사실을 교육과정에서 빼는 것은 적절치 않은 일”이라며 “현재도 북한이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세력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②  ‘자유’가 삭제된 ‘자유민주주의’


2015년 교육과정에서는 ‘자유민주주의의 발전 과정’과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가치를 실현하고자 했던 민주화 운동’ 등의 문구에 ‘자유민주주의’란 말이 들어갔다. 그러나 ‘자유민주주의’를 넣지 말자는 측에서는 이 말이 ‘남북 대립을 강조한 사람들이 사용한 용어’라고 비판했다. 2018년 교육과정에서는 집필기준에 ‘자유’를 빼고 그냥 ‘민주주의’라고 썼다가 “인민민주주의도 용인하겠다는 것이냐”는 비판을 받자 교육과정에서 헌법 전문(前文)에 등장하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란 말을 넣었다.

그러나 2022 교육과정 시안에선 다시 ‘자유민주주의’의 ‘자유’가 사라지고 ‘민주주의의 시련’ ‘민주주의의 발전’ 등으로 표기했다. 당선 기자회견에서부터 자유민주주의를 강조했던 윤석열 정부의 기조가 무색해질 만한 상황인 셈이다.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의 정체성과 보편성, 민주화의 성과와 헌정적 가치로 볼 때 자유민주주의(liberal democracy)는 적절한 표현이고 북유럽 등에서도 사회민주주의까지 포괄하는 개념으로 쓰는데, 왜 굳이 이 용어를 변경하는지 알 수 없다”고 했다.


③ ‘대한민국 수립’ 아닌 ‘대한민국 정부 수립’


2015년 교육과정에선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각하고 북한과 차별화하기 위해 ‘대한민국 수립’이란 표현을 썼고 북한은 ‘북한 정권 수립’이라고 했다. 그러나 2018년 교육과정에선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란 표현을 써서 “대한민국이란 국가의 건국 의미를 ‘정부 수립’ 정도로 격하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2022 교육과정에선 여전히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란 표현을 썼고 ‘북한 정권 수립’은 삭제했다.

 

④ ‘8·15’ 도 빠졌다


2015년과 2018년 교육과정에 모두 들어 있었던 ‘8·15 광복’에서 ‘8·15′라는 말도 2022 교육과정에서 빠졌다. 8·15는 일제가 항복한 날(1945년)인 동시에 대한민국이 수립한 날(1948년)이기 때문에, 일각에서 이 날을 ‘광복절’에서 ‘건국절’로 바꾸자고 했다가 ‘1919년 임시정부 수립이 건국’이라는 주장과 부딪쳤던 건국절 논란 등을 의식해 일부러 뺀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다.

 

⑤ 새로 들어간  ‘신자유주의의 문제’


2018년 교육과정에는 없었던 ‘신자유주의’라는 용어가 2022 교육과정에는 부정적인 의미로 들어갔다. ‘민주주의의 성숙과 평화를 위한 모색’ 단원의 성취기준 해설 중 ‘신자유주의가 사회와 경제, 문화 등에 미친 영향을 다각도로 탐구하고 그로 인해 발생한 문제를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는 문구에서다. 다른 곳에선 ‘산업화를 성장과 발전의 관점에서만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여러 사회 문제를 일으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사회운동이 전개되었음을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고 했다.  대한민국 산업화의 부정적인 측면을 더 강조하려 한다는 의심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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